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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성기행/삼한 산성

논산 청동리산성 : 황산벌 대회전을 묵묵히 지켜본 삼한의 고성

<2017년 1월 7일>

 

 

<표제 사진 - 농원 임도 맞은편에서 바라본 청동리산성 전경>

 

 

답사하기 전, 황산벌 전투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는 청동리산성에 대한 기대감은 컸다.

 

그런데 놀랍게도 청동리산성은 토성이었다. 이는 청동리산성이 삼국 이전의 삼한시대 유적일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전쟁이 격화되는 삼국 시대에 이르러 토성보다는 석성들이 다수 축조되었다.

 

이곳 연산의 백제때 지명은 황등야산군. 그 치소성은 황산성이다. 그렇다면 황산성이 축조되기 전 이 지역의 중심성은 어디일까? 바로 청동리산성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청동리산성은 논산시 연산면 청동리와 양촌면 명암리 사이의 경계지점에 있는 해발 146m의 매봉 정상부를 감싼 테뫼식 산성이다. 테뫼식 산성의 특성상 식수가 부족하여 치소성으로서의 기능이 퇴색하고 대신 미니 포곡식 산성인 황산성을 축조하였을 것으로 사료된다.

 

황산성이 축조되면서 청동리산성의 기능은 퇴색하였을 것이다. 그것이 아마 청동리산성이 토성으로 남은 이유였을 것이다. 하여 백제와 신라가 국운을 걸고 벌인 대회전, 황산벌 전쟁에서는 청동리산성은 격전의 현장은 아닐 것이다.

 

청동리산성 주변에는 유난히 산성이 많다. 북으로는 황산성과 주산성이 있고, 동쪽으론 황령산성, 서쪽으론 외성산성, 남쪽으론 갈마산성과 모촌리산성, 동남쪽으론 산직리산성과 곰티산성 등이 있다. 인근 산성의 중심에 있으면서도 정작 황산벌 전쟁이 벌어졌을 땐 묵묵히 지켜만 보았을 청동리산성. 그곳은 쓸쓸하고 고독한 공간이다.

 

청동리산성의 형태는 남북길이 110m, 동서폭은 북쪽이 30m, 남쪽이 50m 정도의 남북으로 긴 장타원형이다.

 

 

답사루트. 계룡에서 논산으로 가는 연산사거리를 지나면 연산중학교가 나온다. 연산중학교 들어가기전, 칼국수 집 부근의 지하통로를 거쳐 나오면 청동리산성 가는  농장 입구가 나온다.

 

 

청동리 산성 주변 제 산성 위치도

 

 

농장 앞에서 주차하면 매봉 능선이 반긴다.

 

농장 임도길을 따라 오르니 북쪽으로 황산성 부근의 산세가 보인다.

 

줌인. 농장 골짜기 정면의 두번째 능선이 봉긋한 곳이 황산성이다.

 

서쪽으로 금남정맥이 보인다.

 

움푹 패인 곳이 황령재다. 황령재 오른쪽 봉우리가 함박봉으로 황령산성이 있다.

 

임도 위 동벽

 

산성 오르는 임도

 

함박봉 황령산성

 

 

줌인. 철탑 사이 정상 평탄부가 황령산성이다.

 

임도를 올랐을 때 북쪽 끝부분. 산성 내부는 아니다.

 

연산면 일대

 

 

매봉, 청동리 산성 가는 길

 

북벽 구간인데 토성인지라 그냥 평범한 비탈에 불과하다.

 

북벽에 올라 내려다 보다. 평범한 산책길일 따름이다.

 

내부로 들어서면 평탄지가 보인다.

 

동벽구간 산책길

 

다시 묘지로 이어진다.

 

가파른 동벽 구간과 아래 임도

 

 

 

묘지를 배경으로 그 뒤가 장대지로 추정. 매봉 정상부.

 

묘지에서 우측으로 틀면 남벽 구간 산책길이 나온다. 산성 내부에 묘지가 있어 다른 야산과는 달리 산책길이 완연하다.

 

남벽구간이 쭉 이어진다.

 

산행 방향 표시. 이곳 매봉은 탑정호 둘레길에 포함되어 있다.

 

산성 내부에서 명암리 방향으로 내려와 남벽구간을 조망하다. 어렴풋한 흔적만 남아 있다. 차츰 잊힐 산성을 이렇게라도 글이라도 남기니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산성 내부에서 청동리 방향으로 내려와 남서북벽 모퉁이 방향을 바라보다. 산성의 성벽이라고 보기엔 너무도 평범하다.

 

이곳에서 연산면 청동리 일대를 조망하다. 연산중학교 운동장도 보인다.

 

이곳에서 청동리산성의 서벽을 감상하다.

 

하산길

 

하산길에 바라본 황산성

 

맞은 편 임도에서 바라본 청동리산성 전경

 

 

이 백구는 농장에 들어서자 외부인의 침입(?)을 뒤늦게 알아차리고 한참 후에야 짖어댔다. 그것도 흉내만 내는... 모른 척 임도로 오르니 이 놈도 소 닭보듯 모른 척하고 지 갈 길 간다. 허, 이놈 봐라. 하산길에 내려오니 지켜섰다가 숫제 꼬리를 흔들며 반긴다. 허, 이놈봐라. 한번 봤다고. 이러다 도둑은 지키겠나? 밥값도 못하는 놈일세. 요렇게 포즈도 취하고... 무척 정이 가는 놈이다. 하늘도깨비는 '청동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