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27일>
여름도 더위에 지친 어느날, 진주에서 하릴없이 시간을 보내다 무작정 하동으로 갔다. 하늘도깨비가 하동에 이끌린 것은 아마도 '지리산'의 작가 이병주기념관과 50년 서울을 인민군에게 내준 참모총장 채병덕이 백의종군하며 마지막 생을 마감한 하동전투의 현장을 답사하리란 생각에서다.
이병주의 '지리산'은 조정래의 '태백산맥'에 비해 작품성은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되나, 빨치산문학의 금기를 깼다는 점에서 어쩌면 '태백산맥'이라는 전무후무한 작품이 탄생한 전초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한 작가의 삶과 투쟁을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다만 이병주가 20년 정도 늦게 태어났다면 그의 우리 역사에 대한 기록도 조금은 더 풍요로왔으리라 생각된다. 이러한 점에서 그에 대한 비판은 시대의 한계라고 말할 수 있겠다.
이병주가 주목한 남도부(본명 하준수)라는 혁명가는 여전히 시대정신을 반추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