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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성기행/백제 산성

정읍 두승산성 : 남부여 허리인 고묘부리군 치소의 비상 탈출구

<2008년 12월 7일>

 

유일사 근처에서 바라본 석우저수지

 

 

고묘부리군의 치소는 동학농민혁명의 선구자인 전봉준의 고향인 지금의 정읍시 고부면 소재지이다. 치소는 면소재지 뒷산인 성황산성으로 이곳에 관청이 소재한다. 그리고 유사시에는 동진강 평양지대에 군계일학으로 솟은 두승산에 위치한 두승산성에서 항전하였다. 삼국시대에는 고부천 중류까지 바닷물이 들어온 것으로 추정되는바, 그 항구가 바로 정읍시 영원면 앵성리 수성마을로 추정된다. 수성마을에는 지금도 성터가 남아 있다. 이 수성 마을과 고묘부리군의 치소인 성황산성까지는 5km 이내의 지근거리이다.

 

고묘부리군의 또 다른 치소로 추정되는 곳은 영원면 은선리 금사동산성인바, 이곳은 백제 시조 온조왕이 18년에 쌓은 고사부리성인 것으로 추정한다. 따라서 백제 오방성의 하나인 중방고사성으로 비정하기도 한다. 이러한 추정이 가능한 것은 이곳에 고분군이 산재해 있어 남부여의 지방 호족 세력의 중심지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에 있다. 이처럼 기록으로 보나 현재의 유적으로 보나 고묘부리군은 지리적으로 남부여의 허리에 비유할 수 있고, 동진강 유역의 곡창을 바탕으로 남부여 힘의 근간이 이곳에서 나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동진강 유역에 삼한의 3대 저수지로 불리는 유명한 김제의 벽골제가 있는 것만으로 이를 증명하고 있다.

 

오늘은 바로 동진강 평야에 우뚝 솟은 두승산의 두승산성을 찾아 보려고 한다. 두승산은 호남고속도로 정읍휴게소에서 서쪽 평야 지대를 바라보면 다른 산들과 어깨 조차 겨눌수 없는 위압감으로 다가서는 산이다. 비록 해발 443.5m에 불과하지만 동진강 평야 지대에 솟아있기 때문에 그 위엄은 배가되는 것이다.

 

두승산은 호남고속도로 정읍 나들목에서 나와 29번 국도를 타고 고부면소재지 지나기 전 입석마을에서 보문사로 우회전하면 된다. 입석제(조그마한 방죽) 앞에서 주차시키고 두승산을 오를 수 있다. 보문사로 들어가지 전에 두승산성터가 나온다.

 

 

두승산 등산로 들머리

 

 

 유일사 근처에서 바라본 석우저수지, 오른쪽 산은 금사동산성이 있는 응봉산.

 

금사동산성은 정읍시 고부면 장문리(長文里)와 영원면 은선리(隱仙里)의 경계를 이루는 응봉산(應峰山)의 북쪽 계곡을 에워싼 포곡식(包谷式) 석축산성(石築山城)이다. 성(城)의 이름은 골짜기의 이름 금사동을 따서 삼았다. 성의 둘레는 2,65Km인데, 북쪽 골짜기에 문터(門址)와 수구(水口:물 나가는 구멍)가 있 다. 산(山)의 정상(頂上)쪽으로는 봉우리가 있으면서 내성(內城)을 이루었고, 남문터(南門址)와 내성(內城) 북쪽으로는 우물터 세 곳과 수구터(水口址) 세 곳이 있다. 이와 같이 내(內) 외(外) 이 중의 성터(城址)는 옛 백제지역(百濟地域)의 중요한 성터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형식의 것으로 주목되며, 따라서 이 성(城)은 백제후기(百濟後期) 의 오방성(五方城) 가운데 중방고사성(中方古沙城)의 터(址)가 아닌가 추정(推定) 되기도 한다. 성내(城內)에서는 백제시대(百濟時代)의 것으로 여겨지는 그릇 조각들이 많고, 성(城)의 주변지역에 옛 탑(塔)과 고분군(古墳群)이 분포(分布)되어 있기도 하다. 이 산성이 소재한 응봉산은 두승산(斗升山)에서 북쪽으로 천태산(天台山)가는 지맥(支脈)이 천치(天峙)에서 갈라져 서쪽으로 줄기한 200m 높이와 170m 높이의 두 봉(峰)을 말한다. 이 두 봉에서 북으로 가는 산 줄기가 깊은 계곡(溪谷)을 만들어 놓았는데, 이곳이 바로 산성이 소재한 금사동 계곡이다.

 

 

두승산 정상(443.5m)에서 바라본 곰소만 방향

 

 

 두승산 정상에서 바라본 동림저수지, 그 뒤로 희미하게 좌우로 선운산 산무리와 변산반도의 산무리가 보인다.

 

 

 

 정읍시 소성면 주동저수지 왼쪽으로 저멀리 선운산 자락이 보인다.

 

 

 

 

 석우저수지를 중심 좌로는 고부면 소재지 뒷산으로 성황산성이 있으며, 우로는 응봉산으로 금사동산성이 있다. 성황산성은 남부여 시절 고묘부리군의 치소로 추정되고 있다. 그리고 두승산성은 고묘부리군이 위험에 처했을 때, 도피성으로 기능하였을 것이다.

 

두승산 정상에서 유일사 내려오기 직전, 바위에 암각되어 있는 도형과 문자들을 찍어 보았다. 별자리 표기인 듯하다. '시왕'이라는 글자도 있고, '망화사'라는 글자도 보인다.

 

 

 

 

 

 

 

 

 

 

 

 

 

 

 

 

 

 

 다음에는 성황산성과 금사동산성을 답사할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