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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성기행/백제 산성

금산 지삼티산성 : 남부여와 가야의 교통로를 확보하라!

<2010년 4월 10일>

 

금산 평촌리산성 답사 후 시간이 남아 남부여 지삼티산성을 찾아가기로 작정했다. 지번을 모르기 때문에 추정으로 찾아야 하는데, 필자는 고대로 돌아가 어디쯤에 산성을 만들었을까 하고 사색에 잠겨본다. 금산과 무주의 남부여 지명은 '진잉을군'이다. 삼국사기 잡지 지리조에 따르면, 진잉을군에는 속현이 셋이 있다. 바로 두시이현, 물거현, 적천현이다. 진잉을군의 소재지는 금산읍 계진리 산성이며, 두시이현성은 앞서 답사했던 금산 부리면 평촌리 산성이며, 적천현성은 무주읍 읍내리성으로 후대에 주계성으로 불렸다. 지삼티 산성은 바로 두시이현성에서 적천현성을 넘어가는 고개 부근에 만든 보루성일 가능성이 높다. 고대 교통로 상의 중요한 고개에는 반드시 보루성이 존재하는 바, 위기시에는 도피성으로서의 기능도 함께 구비하고 있다. 지삼티는 두시이현과 적척현을 잇는 중요한 교통로로 신라군의 주요 침공로이기에 위기시 대비하여 보루성을 만들었을 개연성이 높다. 신라가 통일한 이후에는 주요 고개마다 있었던 보루성의 기능이 퇴색해 거의 방치되고 평지성이나 지방의 거점성들인 대규모 포곡식 산성이 중시되었다. 후삼국 시절 잠깐 동안 고개 부근의 보루성들이 다시 일부 복원되었으나, 고려와 조선에 들어와서는 완전히 기능이 폐지되었다. 따라서 주요 고개상에 위치하는 보루성들은 단언컨대 사국(우리 역사에서는 이 시대를 삼국시대로 부르지만, 가야도 신라와 백제와 더불어 낙동강, 섬진강, 영산강, 금강 일원에서 영토 전쟁에 힘을 쏟았다.)이 반도를 두고 쟁패하던 고대 성터였음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