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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성기행/백제 산성

아산 물한산성과 꾀꼴산성(1) : 남부여 북부전선의 2차 방어성

<2010년 9월 25일>

 

추석 연휴를 마치고 아산 물한산성과 꾀꼴산성을 답사하기로 작정한다.

고대 남부여의 국경선은 고구려(북부여)의 남하로 안성천 유역까지 후퇴하게 된다. <삼국사기 잡지 지리조>를 보면 남부여의 북방 한계선은 탕정군(지금의 아산시 탕정면), 아술현(지금의 아산시 음봉면), 굴직현(지금의 아산시 신창면)으로 안성천 남쪽에 위치하였다. 반면 북부여의 남방 한계선은 상홀현(지금의 평택시 안중읍 용성리), 사복홀(지금의 평택시 양성면, 공도읍, 원곡면 일대), 사산현(천안시 직산읍)으로 대체로 안성천 이북이지만 사산현 은 안성천 이남이다. 안성천 이남의 고독한 고구려 섬인 사산현의 치소인 사산성을 두고 양국간에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것으로 사료된다. 남부여는 고구려에 이어 한강 이남의 땅을 접수하면서 사산성까지 남하한 신라와도 사산성이 있던 지금의 성환읍, 직산읍, 입장면 일대에서 최후까지 전쟁을 벌였던 것으로 보인다. <삼국사기 소나 열전>에 등장하는 소나의 아버지 심나는 사산현 사람으로 이곳 일대에서 활약한 신라의 장수이다. <소나열전>만 보더라도 이곳 일대가 당시 양국간의 경계선으로 전쟁의 화약고였던 것이다.

남부여의 북부전선 1차 방어선은 금북정맥에서 서쪽을 향하여 직선처럼 뻗은 영인지맥 상의 산성들이다. 동에서 서로 주행하는 영인지맥은 자연 방어선 역할을 훌륭히 해냈다. 금북정맥 성거산 걸마고개 부근에서 분기한 영인지맥은 서로 주행하며 아산시 인주면 공세리 부근에서 맥을 다하며 아산만과 만나게 된다. 영인지맥의 동쪽 부분은 지대가 낮아 천안시내 일대의 구릉에 산성이나 토성을 쌓아 방어선을 보충하였다. 한편 지대가 높은 서쪽의 영인지맥 상에는 사산성과 대치하고 있는 용와산성을 비롯하여 연암산성, 어라산성, 영인산성 등이 있다. 영인지맥 상은 아니지만 월추산성(성내리산성) 또한 어라산성 북방에서 안성천 어귀를 감시하며 고구려 군선들을 방어하고 있다.

물한산성과 꾀꼴산성은 사산성 일대에서 공격하는 고구려나 신라군들이 설혹 용와산성과 연암산성을 돌파하더라도 2선에서 탕정군을 비호할 수 있는 예비 방어성들이다. 만약 이곳 산성들이 뚫린다면 남부여는 탕정군을 포기하고 곡교천 이남에서 방어선을 구축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처럼 이 일대에 산성을 중첩적으로 쌓은 이유에서 이 일대가 남부여의 북부전선이라는 사실을 실증적으로 증명할 수 있다.

 

* 찾아가는 길 : 아산시 음봉면 소재지 ~ 628번 지방도 ~ 장원주유소 ~ 아세아산업 맞은편 임도따라 올라가면 철탑이 나옴 (하늘도깨비 하산길)

 

 <표지사진-물한산성 내부 평탄지>

 

 하늘도깨비는 산골소류지를 통해 산성을 올랐다. 염치읍 대동리 황골마을 마을회관 앞 이정표. 난해한 등산 이정표로 마을 사람들만 이해하겠다. 두 성의 이름을 반대로 표시하고 있다.

 

 마을회관 앞

 

 마을회관 앞의 정각

 

 산골저수지 가는 길

 

 산골저수지

 

 택시기사 말이 물고기가 없다고 한다. 그래도 소풍가기엔 좋은 저수지이다.

 

 가을 하늘을 담고 있다.

 

 

 

 

 

 저수지 옆 길

 

 물한산성 전경

 

 

 

 

 

 골짜기 서편의 마루금

 

 

 

 

 

 이 길이 등산로라고 주민이 일러주었건만 묘지 가는 길로 향했다.

 

 반남박씨 묘에서 바라 본 남쪽

 

 반남박씨 묘 비석

 

 남쪽으로 배방산(361m)이 얼핏 보인다. 배방산성이 있다.

 

 좌측이 배방산이고 우측이 설화산(440m)이다. 다시 내려가 정상적인 임도로 산성을 오르려다 발품을 줄이기 위해 옆의 묘 뒤로 능선을 올랐다.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은 길이다. 토끼길을 통해 거미줄 헤치고 5분여 고생했다. 겨울에는 추천할만한 길이다.

 

 고생 끝에 능선 산책로로 올랐다. 능선 상의 진주강씨 묘. 이 묘 뒤로 길은 희미하고 된비알이다.

 

 석축은 아니다.

 

 

 

 

 

 능선상의 서북방 풍경

 

 산꾼들의 표지기가 보인다.

 

 어디로 빠지는 길인가? 산속에 들어오면 방향 감각을 상실한다. 물한산과 현충사 뒤 산줄기가 묘하게 되어 있어 지도만 보고 방향을 잡으면 틀리기 십상일 것 같다. 하늘도깨비도 반남박씨 묘 뒤로 능선을 탈 때 물한성과 꾀꼴성 중간 안부로만 생각했다. 필자의 느낌이 틀렸다는 건 이정표를 보고 나서였다. 동네 뒤 산성 길이 가끔 어렵다고 느낄 때가 있었는데 오늘이 그짝이다.

 

 저 위에 오르면 이정표가 나온다.

 

 물한성과 꾀꼴성 중간이라고 생각했던 필자의 감각이 완전히 어긋나는 순간이다. 두 산성이 산골 소류지 뒤편의 두 골짜기를 감싸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동쪽으로 더 가야 두 산성이 나타난다니 귀신이 곡할 노릇이네.

 

 

 

 물한산성 가는 길

 

 

 

 드디어 물한산성이다.

 

 산성의 서벽

 

 

 

 

 

 

 

 산성 서벽의 아래 산책로

 

 

 

 

 

 

 

 

 

 

 

 산성의 남벽 구간

 

 

 

 

 

 

 

 

 

 산성의 남벽

 

남벽 아래 산책로. 되돌아 보며 찍음.

 

 현충사도 먼길이 아니다. 현충사 뒷산에도 산성이 있어 이곳 산성들과 함께 남부여 2차 방어선을 구축하고 있다.

 

 

 

 

 

 산성 내부로 오르는 길

 

 멀리 앞 능선이 배방산 줄기로 지금 보이는 부분에 배방산성이 있어 곡교천 이남을 방어하고 있다.

 

 산성 내부

 

 앞 능선 우측이 설화산. 뒤 능선이 광덕산 줄기로 망경산~태화산~배방산이 화살 모양으로 타원을 그리며 북으로 주행한다.

 

 산성 내부 평탄지. 건물터일 것 같다.

 

 

 

 

 

 

 

 산성의 동벽 구간이 시작 되는 곳.

 

 꾀꼴산성 가는 길

 

 

 

 물한산성에는 이름이 많다. 물앙산성, 물한산성, 수한산성이 그것이다. 한자 水는 우리말로 물이므로 수한산성을 물한산성으로도 불렀으며, 물한산성이 와전되어 물앙산성으로 불린 것 같다. 뜻은 이 산줄기에는 물이 풍부해서 물이 많다는 의미로 '클 한(漢)'을 쓰서  수한산이라 부른 것 같다.

 

 서북방으로 영인지맥이 보인다. 앞 산줄기 우측이 둔덕산으로 보이며, 좌측이 어라산성이 있는 국사봉 같고, 중간에 있는 맨 뒤산이 성내리산성이 있는 월추산으로 보인다.

 

 안성천 남안의 아산시 둔포면과 평택시 팽성읍 일대의 벌판. 이 벌판과 안성천 유역을 두고 고구려(북부여)와 남부여 간에는 150년 이상(4C 후반~7C 전후)강역을 다툰 것으로 보인다.

 

 영인지맥

 

 철탑과 하늘

 

 영인지맥과 그 뒤산은 아산시 영인면의 고룡산(294m)으로 보인다.

 

 서북방의 고룡산

 

 음봉면 송촌리 가는 길. 하산 길이다. 오후 4시 20분 이후에 산성을 오르고 산성 구경에 시간 가는 줄 모르다가  되돌아 가려니 처음와서 길도 헷갈릴 것 같아 제일 바른 길로 산을 벗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