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 6일>
486년 신라군은 상주에서 화령(백두대간)을 넘어 삼년산성을 수축하고 본격적으로 서진(백제 공격)과 북진(고구려 공격)을 준비한다. 특히 낭비성은 신라군의 북진과 관련하여 중요한 산성이다.
당시 신라군의 북진로는 삼년산성~노고산성(보은읍 산성리)~주성산성(보은군 내북면 창리)~낭성(청원군 미원면 성대리)과 돌봉산성(미원면 성대리)~구라산성(혹은 구녀산성으로 불리며 청원군 미원면 대신리 금북정맥인 이티고개 동북방에 소재)~낭비성(청원군 북이면 부연리)과 할미성(북이면 영하리)으로 이어져 미호천의 지류인 보강천 남안에서 고구려와 대치하게 되었다.
또한 고구려도 부도인 국원성(지금의 충주) 즉 남한강 유역에서 음성과 괴산을 거치며 금북정맥을 넘어 미호천의 지류인 보강천 상류로 지향하고 있었다. 증평군 도안면 소재지 뒷산에 있는 보강천 북안의 이성산성은 당시 고구려 산성으로 신라군의 낭비성과 보강천을 사이에 두고 대치하고 있었다.
이는 백제가 상실한 서원(청주) 일대를 두고 신라와 고구려가 다투는 형국이라 말할 수 있다.
이처럼 낭비성은 신라가 미호천을 넘어 신주(지금의 진천 일대)를 건설하고 백두대간을 넘어 고구려의 국원성을 점령하기까지 북부전선의 중요한 거점성이었다. 또한 백제의 동부전선을 미호천 연안에서 방어하고 공격하는 양수겸장의 성이기도 했다.
낭비성에서는 퇴화된 투공을 가진 무개고배와 이중반원문이 반복 사용된 토기가 수습되었는데, 이는 6C 중엽의 신라토기 형식이다. 이는 진흥왕 14년(553) 신주(지금의 충북 진천 일대)를 설치하고 김무력을 군주로 삼았다는 <삼국사기 신라본기>의 기록과도 부합된다. 따라서 적어도 550년 경에는 낭비성이 신라군에 의해 경영되었을 것으로 사료된다.
찾아가는 길 : 중부고속도로 증평 나들목~510번 지방도(증평방향)~진암사거리에서 우회전~511번 지방도(북이면 방향)~북이면 소재지~부연리(부연저수지) 방향 도로~부연저수지 끝나서 좌회전~은성마을~마을회관에서 좌편 길로 고개(며르치고개)까지 오름~우측산길
참고로 필자는 마을 노인분이 소개한 대로 마을회관 앞 우측 산길로 들어갔는데, 이 길은 겨울 산행에는 별 무리가 없으나 수풀이 우거진 계절에는 힘들 것 같다.
마을 노인분이 소개한 대로 제일 가까운 길로 올라가자 낭비성의 동벽 부분이 필자를 반갑게 맞이한다.
낭비성의 동벽
석축의 잔재
산성 내부
산성 내부의 평탄지
내부 평탄지는 밭으로 개간된 흔적이 남아 있다.
산성의 동쪽으로 금북정맥이 보인다.
낭비성 동쪽의 금북정맥이 북으로 힘차게 주행하고 있다.
산성 내부를 찍으려다 역광이 들어온 줄도 몰랐다.
산성 서남쪽에는 장대지로 보이는 정상부가 있다.
정상부의 석축 흔적들
<청원군지 문화유적 관방유적편>에 따르면 낭비성 정상부 남향으로 트인 요지에 울무덤이 있다고 한다. 이 묘는 현재 은성마을 새마을 청년회원들이 보존을 하고 있다고 한다. 1971년 경에 낭비성 내에서 대형 인두개골이 발견되어 화제를 모은 적이 있는데 이것이 장군머리라고 소문난 일도 있다고 한다. 이 울무덤에 대해서는 백제 동성왕 대 백제군과 고구려군과의 전투와 관련된 전설이 전해 내려 오고 있다. 필자는 울무덤을 찾아 보려고 노력하였으나 잘 보이지 않았다.
낭비성의 동남방으로 금북정맥이 보인다. 정확하지는 않으나 사진 중간이 금북정맥 상의 이티재로 좌편이 구녀산성으로 짐작된다. 신라군이 구녀산성을 접수하고 이곳 낭비성까지 내려와 미호천 상류에서 고구려나 백제와 강역을 다투었다.
서남쪽으로 며르치 고개까지 산책로가 편안하게 이어진다. 계절에 상관없이 낭비성 산행하기 좋은 길일 듯하다.
북쪽으로 증평읍내가 보인다. 증평읍 동북쪽의 도안면에 이성산성이 있어 이곳 낭비성과 대각선으로 대치하고 있다.
북쪽의 증평읍내
산불감시초소와 뒤편의 금북정맥
산불감시초소 부근은 평탄지이다.
호젓한 산책로
며르치고개 부근
며르치 고개. 이곳에서 은성마을까지 임도가 있어 편안하게 내려왔다.
낭비성 전경
저녁 때인지 은성마을에서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낭비성은 과거의 치열한 전쟁을 잊은 듯 평화로워 보인다.
은성마을과 낭비성
<2019년 12월 15일>
돌봉산성 답사하던 날, 다시 낭비성을 찾아 낭비성 전경을 바라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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