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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도성기행/가야 폴리스 기행

함평천 유역의 무명 가야 폴리스를 찾아서(1) : 함평 기산산성

<2010년 6월 20일>

 

김제 성산산성과 서암동토성 답사를 마치고 함평읍으로 달려갔다. 시내에 들어서니 나비 모양의 조형물들이 조명 덕분에 화려함의 극치를 더하였다. '함평 나비축제'라는 말은 익히 들은터라 함평에 도착하엿음이 실감난다. 이곳이 바로 남도의 숨겨진 알려지지 않은 보배로운 땅이라는 생각이 스쳐간다. 내일 무엇을 보고 들을지 설레이는 밤이다.

 

 

 

 

삼한 통일 후 신라는 함평, 무안 일대의 군사 행정 체계를 정비하였다. 무안군 소속에 3개의 영현(함풍현, 다기현, 해제현)을 두었다. <삼국사기>에는 4개의 영현이라 하여 진도현을 포함시키고 잇지만, 이는 착오로 보인다. 진도현은 오늘날 진도군 일대로 함평, 무안 일대와는 거리가 너무 멀어 군사, 행정적으로 어떠한 연관성을 갖기 힘들어 보인다.

 

신라의 무안군은 남부여의 몰아혜현이며, 지금의 무안읍 일대로 비정된다. 신라의 함풍현은 남부여의 굴내현으로 지금의 영산강의 지류인 함평천 중상류 일대로 사료된다. 다만 삼가라 시절 가야 폴리스와 남부여 대에는 함평천 상류인 함평군 대동면 용성리와 함평읍 북부지역인 주포항이 중시되어 치소로 사료된다. 이후 어떤 사유인지는 모르나 지금의 함평읍 일대로 치소를 옮긴 것 같다. 신라의 다기현은 남부여의 다지현으로 지금의 영산강 지류인 고막원천의 중류 일대인 함평군 나산면 일대로 사료된다. 고려 이후 다기현은 모평현으로 불리다가 함풍현과 합쳐져 오늘날의 지명인 함평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엇다. 즉 함풍의 함자와 모평의 평자가 합쳐져 함평이 된 것이다. 신라의 해제현은 남부여의 도제현으로 지금의 무안군 해제면과 현경면 일대로 비정된다. 서해를 향해 서북으로 치달은 해제반도는 함평만의 서벽을 이루며 주포를 평화로운 항구로 번성케 하엿다. 적선이 이곳 주포를 통해 함평 일대를 노략질하려고 작정하여도 해제반도에 포진한 성곽을 무너뜨리거나 좁은 함평만 어귀를 통해 들어와야 하는데 잘못들어왔다가는 도제현과 함평현에서 동시에 출격한 군설들에 의해 포위되어 격파당하기 십상이다. 따라서 가야 폴리스나 남부여 시절 주포는 물산의 집산지로서 안정적인 항구로 각광받았을 것이며, 그 후방에는 가야폴리스나 남부여 굴내현의 치소가 있어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하엿을 것이다. 그 결과 주포는 당시 영광의 법성포와 더불어 남도 서해 최대의 포구로 이름을 날렸을 것이다. 주포의 '주'는 '술 주'이다.

 

함평 기산산성의 초축 연대는 불분명하나, 가야 폴리스 시절이나 남부여 시절에는 보루성으로 굴내현의 치소인 용성을 남방에서 비호하는 기능을 하엿을 것으로 사료된다. 후대 함풍현과 모평현이 합쳐지면서 함풍현의 치소로 중시되면서 보루성이었던 기산산성을 수축하면서 지금처럼 포곡식 산성으로 변모한 것으로 보인다.

 

자, 기산산성을 찾아가 보자.

 

 아침에 일어나 숙소 근처의 함평천을 거닐어 본다.

 

 숙소 주차장에서 바라본 기산산성의 모습. 기산산성은 함평군청의 뒷산이다.

 

 입구 찾기가 힘들어 우선 주변 지형부터 살펴본다. 함평초등학교 근방의 동광아파트 옆 도로에서 북쪽으로 바라본 기산산성의 모습

 

 다시 기산초등학교 쪽으로 가서 산성에 최대한 접근해 본다. 기산초등학교 뒤의 기산산성.

 

 기산산성이 손에 잡힐듯하다. 외지인에게 공원 입구는 좀처럼 찾기 어렵다. 물어볼 사람도 없다.

 

 초등학교 정문 왼편에는 지석묘가 잇다. 누군가 우유를 먹으려다가 놓고 간 모양이다. 우유는 뜯지 않고 그대로였다. 급식받은 꼬맹이가 깜박하고 놓고 갔을까?

 

 원래 이곳 기산 중턱에 5기였다고 하나 지금은 1기만 남았다고 한다. 영산강 지류인 함평천과 고막원천 일대의 구릉과 평야 지대에만 680여기가 있다고 한다. 지석으로 추정컨대 이 일대는 충분히 가야 폴리스가 등장할 정도로 정치적 성장이 가능한 곳으로 판단된다.

 

기산초등학교에서 서쪽으로 가자 산복도로가 나타났다. 농업기반공사 함평지사 주차장에 주차하고 기산산성을 올랐다.

 

 기산공원 약수터

 

 급수시간이 정해진 약수터는 처음 본다. ^^

 

 기산공원 안내도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다.

 

 

 

 이 등산로는 2009년 희망근로사업으로 조성하였다고 한다.

 

제1팔각정. 이곳은 기산산성의 남쪽 보루 내지 장대지로 보인다.

 

 평탄지로 체육시설이 있지만 과거에는 건물터엿을 것으로 추정된다.

 

동쪽으로 난 산책로를 따라 5분 정도 가자 팔각정(기산정) 오르는 길이 나온다.

 

 팔각정

 

 팔각정 이름은 기산정이다.

 

기산정에서 남쪽으로 함평읍내가 다 보인다. 운무가 서려 잘 보이지 않는다.

 

 좌편으로는 기산 동편의 함평천이 북에서 남으로 흐른다.

 

 기산정부터는 죽림(대나무숲)이 산책로 좌우를 감싸고 있어 조망권은 제로이다. 터널처럼 느껴지고 어두워 사진도 잘 찍히지 않았다. 오른족이 방석바위 가는 길이다.

 

 죽림 1

 

 죽림 2

 

 석축의 흔적들

 

 기와 조각들

 

죽림의 끝은 어디인가? 

 

 대나무 덕분에 남도의 산성 답사가 실감난다.

 

 동벽구간임

 

 관음사 가는 계곡이 바로 기산산성의 정문(서문)으로 가는 길이다.

 

 죽림이 끝나는 구간. 이곳에서 대체로 산성의 성벽이 끝난다. 이 지점이 대략 북쪽 보루엿을 것으로 추정되고 서남으로 관음사 계곡을 향햐여 성벽이 나 있었을 것이다.

 

 북쪽 보루 근처의 평탄지로 건물터엿을 것이다.

 

서쪽으로 작곡재가 보인다.

 

관음사 계곡을 지향하고 있는 서남벽으로 추정된다.

 

작곡재. 아스팔트 길 오른쪽으로 가면 23번 국도로 합류한다.

 

죽림을 헤치고 내려온 후 뒤돌아 한컷!

 

 작곡재

 

작곡재에서 바라 본 기산산성 북쪽 보루로 가는 길

 

 관음사 입구

 

 

 

 효자비

 

 

 

나비 웨딩홀(폐업)에서 바라본 관음사 계곡. 관음사 들어가는 길이 포곡식 산성인 기산산성의 정문(서문) 가는 길이다.

 

 이 길이 농업기반공사 함평지사로 가는 산복도로이다.

 

 산복도로 걷는 중간에 찍은 서편 함평읍 함평리 대사마을

 

 함평군청

 

 처음 기산산성을 조망하려고 배회하였던 동광아파트.

 

 삼왕묘 입구

 

 삼왕묘

 

차를 회수하고 관음사를 방문했다.

 

대략 산성의 수구문터로 추정하여 찍엇는데, 지금 보니 더 위쪽에 수구문터가 잇었을 듯하다.

 

남도에서는 일주문을 대신하여 석장승이 세워져있는 것을 가끔 본다. 관음사에는 노부부 석상이 이를 대신하고 있다.

 

 관음사 연못

 

연꽃이 피었네...

 

 자, 작품하나 해보세.

 

 

 

 대웅전 오르는 길

 

 대웅전

 

 평탄지로 과거 함평현의 치소 당시에는 관가 건물터였을 것이다.

 

 맨 아래 좌편이 입구이므로 그 근방이 기산산성의 정문(서문)터였을 것으로 추정됨.

 

 관음사 전경. 관음사 일대가 현의 치소로 관가의 건물들이 있엇을 것이다.

 

 대웅전 뒷편의 평탄지. 뒤 능선이 답사했던 기산산성 성벽 길이다.

 

 작곡재 넘어 23번 국도 합류 지점인 대덕삼거리에서 바라 본 기산산성의 모습

 

 작곡재 가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