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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추론/대회전

옥천 둔주봉산성 : 신라가 금강 도하와 관산성 기습을 꿈꾸던 보루성

<2013년 12월 15일>

 

 

 

<표지사진 - 둔주봉 보루에서 바라본  관산성 원경, 앞 능선은 일명 누에능선으로 불린다.>

 

<삼국사기 잡지 제3 지리1>을 보면 신라 고시산군의 영현으로 소리산현과 아동혜현이 있다고 한다. 아동혜현은 <삼국사기 정덕본>에는 아동호현으로 나와 있으나, <삼국사절요>에는 아동혜현으로 나와 있어 후대 사서로 비교적 지명이 정확한 <삼국사절요>를 따른다. 고시산군은 지금의 옥천군 옥천읍 일대, 소리산현은 지금의 옥천군 이원면 일대, 아동혜현은 지금의 옥천군 안내면, 안남면 일대로 비정된다. 한마디로 이 지역은 고대 관산성 전쟁의 무대가 되는 곳이다.

 

5C 중엽 백두대간 화령을 넘은 신라군은 삼년산성, 모로성, 굴산성을 축조한 이후 백제군을 금강 동안에서 몰아내고 급기야 금강 도하를 꿈꾸게 된다. 그 꿈을 실현할 교두보가 있으니 그 산성이 바로 아동혜현의 치소인 화학리산성이다. 지금의 화학리산성은 고대에는 아동혜현의 이름을 따서 아동혜성으로 불리웠을 것이다.

 

아동혜성을 장악한 신라군은 금강 동안에 여러 개의 보루성을 구축한다. 그러면서 금강을 도하하여 남부여 관산성을 기습의 꿈을 꾸었다.

 

오늘은 신라가 금강 동안에 구축한 주요 보루성의 하나인 둔주봉 보루를 답사했다. 참고로 다음은 <옥천신문 : 우리고장의 산성탐방기>에 실린 둔주봉산성 탐방기이다.

 

둔주봉산성지(屯舟峰山城址)

 

■ 위치 : 옥천군 안남면 연주리 동락정마을 서쪽 1KM 산봉우리
■ 시대 : 삼국시대(신라계성)
■ 해발 : 384M
■ 형태 : 테뫼형 토성
■ 둘레 : 약 150M
■ 탐방일시 : 2001년 6월 10일

■ 현황 :

옥천군 안남면 연주리에 있는 둔주봉 정상에 있으며 50M 정도 떨어진 서쪽의 약간 낮은 봉우리와 연결되는 산성지인지 아니면 단지 둔주봉만의 망루인지는 불분명하다. 망루로서는 오래 사용한 듯 다양한 종류의 토기조각을 정상부근에서 발견할 수 있었으며 정상에는 민묘가 설치되어 있다.

인가와 가까워 몹시 훼손되어 있으며 옆의 봉우리와 연결되는 곳에는 삭토한 흔적이 있으나 뚜렷하지는 않다. 산성지로 본다면 마안형의 산성이 되나 미완성산성으로 보인다. 둔주붕산성지는 서쪽의 인포리산성지와 함께 옥천쪽에서 오는 적을 경계하기 위한 매우 중요한 요충지이며 이곳은 동이면 석탄리와 청마리에서 강을 건너 오는 적을 경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 찾아가는 길

옥천군 안남면 연주리 와촌마을에서 점촌마을로 가는 고개에서 남쪽의 능선을 따라 1.5KM 정도가면 둔주봉 정상에 오르며 동락정에서도 서쪽의 능선을 향하여 오르면 되나 몹시 가파르다. 한편 둔주봉 정상에 오르기 직전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봉우리에서는 우리나라 지도의 동서가 거꾸로 보이는 지형이 보이는 명소가 있다.

 

 

 

금강IC에서 나와 합금리로 향한다. 보청천과 금강이 합류하는 원당교에서 바라본 이정표.

 

 

금강

 

 

 

 

 

 

마을 유래비를 보니 보청천이 금강에 합류한다고 합금리가 아니라 1914년 상금마을과 하금마을이 합쳐져서 합금리라고 했다고 한다. 지난번 도깨비 해석은 잘못되었다.

 

 

 

 

가덕교. 합금리에서 금강을 따라 비포장도로로 가다보면 안남면이 나온다.

 

 

안남면 사무소. 면사무소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둔주봉 등산로 안내도. 옥천 둔주봉은 좌우반전 한반도지형으로 유명세를 타 등산객들이 자주 찾는다.

 

 

 

 

한반도 전망대까지 1.8km. 안남면 일대는 대청호 오백리길, 향수 백리길 등으로 도보여행자까지 많이 다닌다. 등산로는 면사무소와 안남초등학교 사이로 가면된다.

 

 

 

 

 

 

안남면 소재지 일대

 

 

고갯마루 지나면 등산로가 나온다.

 

 

 

 

둔주봉 등산로는 내내 소나무 길이다. 소나무 향기를 맡으며 걷기엔 제격이다.

 

 

 

 

드디어 한반도 지형을 전망할 수 있는 정자가 나온다.

 

 

 

 

둔주봉 정자. 둔주봉의 '둔주'는 군대가 주둔하다는 의미가 있다. 둔주봉 정상에 보루가 있어 신라군이 한때 주둔했다는 의미로 붙여진 지명인가?

 

 

좌우반전의 한반도 지형. 저곳은 금강 서안이다.

 

 

좌우반전(180도 회전)하니 한반도 모양이 나온다.

 

 

한반도지형 너머 사진 중앙 높은 봉우리 어딘가에 지양리산성이 있을 듯하다. 지양리산성은 2010년 3월 혼자 답사에 나섰다가 실패한 적이 있어 기억에 남는 산성이다. 둔주봉 보루를 오르다 지양리 산성이 이곳 보루와 금강을 사이에 두고 대척점에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6C 중엽 신라군과 백제군이 서로 경계하며 고함도 치고 했을 것이다.

 

 

 

 

 

 

둔주봉 정상

 

 

안남면 일대

 

 

북쪽을 바라보면 보은읍 남쪽의 덕대산과 금적산 능선이 보인다.

 

 

 

 

정자 앞의 이정표

 

 

둔주봉 정상 가는 길

 

 

 

 

나무들 사이로 희미하게 보이는 좌우반전의 한반도지형

 

 

 

 

 

 

 

 

 

 

 

 

둔주봉산성은 보루성으로 알려져 있으나, 그 북동 아래까지 토석혼축으로 산성을 축조했을 가능성이 높다.

 

 

 

 

보루성 북동 아래 토석혼축의 흔적(?). 눈에 덮여 있어 알기 어렵다.

 

 

 

 

둔주봉 정상을 향해

 

 

 

 

 

 

 

 

 

 

 

 

둔주봉 정상

 

 

정상 표지석에는 등주봉으로 되어 있다. 등주봉으로 표기한 이유는 <옥천신문>의 다음 기사에 잘 나와 있다.

 

안남면 '둔주봉'은 정상에서 한반도 지형을 볼 수 있다는 입소문이 전국적으로 퍼지면서 우리고장의 명산으로 자리 잡았다. 본래 안남 주민들에게 '하늘 높이 둥실둥실 떠 있다'는 뜻에서 '둥실봉'이라 불리던 산은 지도나 행정문서에 '둔주봉'으로 표기되고 관광객들 사이에서 '둔주봉'이라 불리면서 현재는 공식명칭으로 '둔주봉'이 사용되고 있다.
안남 밖에서부터 시작된 '둔주봉'이라는 낯선 이름에 주민들이 입말로 부르던 '둥실봉'의 본래 이름을 찾기 위해 나섰고 그 유래를 찾던 중 추계 주씨의 족보에서 '등주봉'이라는 이름을 확인했다. 안남지역발전위원회(위원장 주교종)에 따르면 '둔주봉'의 '둔주'는 '주둔하다'는 의미로 안남과 아무런 연관성이 없는 반면 '오를 등(登)'에 '배 주(舟)'를 쓴 '등주봉'은 둥실봉 아래 연주리 자연마을인 '배바우(배가 있는 바위 혹은 봉우리)'의 의미와도 맞닿아 있어 훨씬 설득력을 갖는다.
이 같은 내용을 바탕으로 안남면 지역발전위원회는 올 초 '둔주봉'이 아닌 '등주봉'으로 쓰기로 합의하고 2월에는 재경안남산악회와 안남면지역발전위원회가 중심이 되어 정상에 '등주봉'이라는 표지석을 세웠다. 이후 3월에는 출향인, 주민들이 모여 표지석 제막식과 시산제를 진행하는 등 제 이름을 찾아주기 위한 노력들을 진행해 왔다.
또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안남면지역발전위원회를 중심으로 지역안내책자, 표지판 등의 표기를 '등주봉'으로 바꿔 본래 이름을 찾는 운동을 지속할 계획이다. <옥천신문>

 

필자의 생각에는 이 봉우리의 최초 이름은 둔주봉이 맞을 것 같다. 정상에 고대 신라의 보루가 있어 군대가 주둔한 의미로 둔주봉으로 불리다가, 삼국이 통일되고 고려와 조선을 거치면서 보루는 퇴색되고 유학자나 풍수가들이 둔주봉이라는 의미에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둔주봉과 어감이 비슷하고 다소 고상한 등주봉으로 표기했을 가능성이 높다. 봉우리 이름을 등주봉으로 바꾸는 것은 좋으나, 둔주봉의 역사적 의미를 고려할 때 둔주봉은 결코 낯선 이름은 아니다. 둔주봉의 역사적 유래를 적시하고 등주봉으로 표기하는 것은 어떨까?

 

 

둔주봉의 복방. 우측이 금적산(652m), 좌측이 덕대산(575m).

 

 

둔주봉 북방으로 <신산경표> 상의 금적지맥이 덕대산과 금적상을 향해 힘차게 동남류하고 있다. 금적지맥은 금강의 지류인 보청천의 서벽을 이루며 청성면 합금리에서 그 맥을 다한다.

 

 

둔주봉에서 바라본 서북방. 옥천읍의 동벽을 이루는 장령지맥상의 마성산(409m) 구간이 보인다. 그 뒤 우측 끝 능선이 고리산성, 좌측 끝 능선이 식장산.

 

 

중앙 뽀족한 봉우리가 마성산. 마성산 바로 뒤 우측이 고리산, 좌축이 식장산. 고리산성은 관산성 전쟁의 하일라이트다.

 

 

마성산 좌측의 얕은 능선 뒤쪽이 옥천분지로서 그 뒤맥에 관산성이 있다. 둔주봉 보루에서는 관산성을 항상 예의주시할 수 있다.

 

 

 

 

 

 

 

 

 

 

 

 

 

 

 

 

서남방 방향으로 보이는 산무리. 저 어디쯤에 지양리산성이 있어 이곳 둔주봉보루와 대척을 이루며 신라와 남부여군은 서로 경계활동을 폈을 것이다. 맨 뒤 뾰족한 봉우리는 충남에서 제일 높은 산인 서대산(904m)이다.

 

 

 

 

둔주봉 정상에서 하산하는 길은 금정골, 피실, 고성가는 길이 있다.

 

 

 

 

정상 아래 평탄지

 

 

동쪽 안남면 일대

 

 

금강은 이곳에서 개 이빨처럼 U자와 역U자를 무수히 반복하며 고대 자연국경선을 형성하고 있다. 상호간에 수비와 공격이 매우 어려웠을 것이다.

 

 

둔주봉에서 내려와 고성 방향으로 하산한다.

 

 

 

 

 

 

 

 

겨울 하산길로는 고성 방향이 좋을 듯하다. 눈이 없어 미끄럽지 않다. 더욱이 소나무 향을 맡으며 걸으니 기분도 상쾌해진다.

 

 

 

 

 

 

 

 

 

 

 

 

 

 

 

 

 

 

 

 

 

 

 

 

 

 

 

 

 

하산한 길

 

 

고성에 내려서면 좌우로 대청호 오백리길이 펼쳐져 있다.

 

 

피실가는 길

 

 

독락정 가는 길

 

 

 

 

 

 

독락정 가다 보면 한반도 지형을 이룬 곳이 나오는데 저 골짜기로 들어가면 탑산이 나온다. 탑산에서 고개를 넘어면 옥천읍으로 갈수 있는 지장말이 나온다. 바로 지장말과 탑산 사이 고개 남쪽에 지양리산성이 있다. 고로 이곳은 신라군이 관산성을 기습할 때 금강을 도하한 곳으로 추정된다. 대청호 생기기 전, 이곳은 인마가 건너갈 수 있는 여울이 있었을 것 같다.

 

 

 

 

 

 

멀리 보이는 산이 금적산인 듯.

 

 

대청호 오백리길을 도보 여행하는 사람들도 많다.

 

 

 

 

 

 

좌측 능선에 한반도지형을 감상할 수 있는 정자가 보인다.

 

 

 

 

 

 

독락정 부근에서 되돌아보며...

 

 

 

 

 

 

 

 

 

 

독락정

 

 

 

 

 

 

 

 

 

 

 

 

보은 삼승면가는 고개에서 바라본 옥천 안내면 일대. 고대 신라 아동혜현의 땅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