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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추론/탄현은 어디인가?

논산 웅치산성(곰티산성) : 660년 신라와 백제간의 최후 결전지

<2016년 12월 31일>

 

 

<표제사진 - 웅치산성 오르기 전 너럭바위에서 서남방으로 바라본 논산시 양촌면 산직리계곡>

 

 

2016년 마지막 날이라 그런지 산성 답사를 떠나고 싶었다. 멀리는 못가고 평상시 답사하고픈 마음이 꿀떡 같았던 논산 웅치산성을 올랐다. 약 2시간의 답사는 대만족이었다.

 

웅치산성은 논산시 벌곡면 검천리와 양촌면 산직리 장골 사이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지점의 해발 320m 내외의 산정상부를 감싼 둘레 500m 가량의 테뫼식 산성이다.

 

660년 황산벌 전투에서 고전하던 신라 김유신은 '3도'라는 우회전략을 폈는데, 그 3도 중 하나가 웅치산성과 산직리산성을 격파하여 황산벌로 직공하는 루트라고 사료된다.

웅치산성 북방의 곰티(치)재(웅치)는 진산에서 연산 방면으로 통하는 최단 경로인바, 웅치산성은 이 곰티를 감제하고 방어하기 위한 산성으로 추정된다.

웅치산성에서는 곰티재로 오르는 계곡이 훤히 내려다 보여 기동하기 수월한 곳이다. 아울러 서북방의 산직리산성과도 가까워 연동작전을 펼치기도 탁월한 곳이다.

아마 신라군은 북쪽 덕목재로 산직리산성을 공격하고, 동쪽 곰티재로 웅치산성을 공격하고 황산벌로 진격하려고 했을 것이다. 계백이 이끄는 백제군의 저항도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 하여 이곳 웅치산성과 산직리산성에서 벌어진 전투는 가히 상상을 초월하는 대혈전이었을 것이다.

 

산직리 산성 너머가 황산벌로 이어진다. 황산벌로 이어지는 초입에 한민대학교가 위치한다. 그 학교 정문 앞에 '계백장군 최후 전적지'라고 새겨진 표지석이 있다. 이로 미루어 가히 백제군은 웅치산성과 산직리산성으로 이어지는 루트를 방어하기 위해 모든 것을 걸었다는 것을 짐작해볼 수 있다.

 

참고로 이곳 원 주민분과 얘기하다가 이곳이 한국전쟁때도 북한군 기동루트로 사용되었다는 말을 들었다. 대전에 주둔한 미군을 포위하기 위해 북한군이 산직리 루트를 지나갔다고 한다. 확인된 바는 없다.

 

작년 여름 엘도라도 형님과 함께 답사한 '계백장군 최후 전적지'

 

필자는 백제군과 신라군의 희생을 생각하며 웅치산성을 올랐다.

 

*사족 : 답사하면서 느낀 건 논산시가 '황산벌 전투길'을 개발했으면 한다는 것이다. 전국 지자체에서 너도나도 둘레길 개발이 풍년이고 보면, 논산시는 황산벌 전투라는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며 산책할 수 있는 루트 개발을 고려했으면 한다.

 

* 황산벌 전투길(예상) : 웅치산성 - 산직리산성 - 계백장군 최후 전적지

 

 

웅치산성 위치도

 

 답사루트

 

이곳 출발지에서 주차하고

 

우측길로 빠지면

 

호남고속국도지선 아래 통로길을 지나면

 

회귀지점이 나온다.

 

 우측 하산길 (입산도 하산도 이 길을 강력 추천한다). 사실 필자가 선택한 입산길은 고생길이다. 스릴은 있지만.

 

통로길을 나와 바라본 산직리산성

 

 회귀지점에서 바라본 서쪽의 산직리산성

 

산직리산성

 

좌측 입산길로 접어들면서 바라본 금남정맥. 웅치산성은 금남정맥 상에 위치해 있다.

 

금남정맥. 여기서 우측 계곡으로 진입했다. 이곳 정면에서 웅치산성은 금남정맥 오른쪽 방향에 위치한다.

 

계곡길을 따라 오른다. 등산로는 없지만 오를 만하다. 정면 능선이 금남정맥. 계곡 끝 임도 부근에서 개 짖는 소리가 나기에 조금 겁이 났다. 멧돼지를 잡기 위해 헌터를 따라온 사냥개인지, 아니면 들개인지. 둘 다 만만찮은 불청객이다. 혹 헌터가 하늘도깨비를 멧돼지로 오인하고... 생각만해도 오싹하다. 답사 생각이 싹 가셨다. 그래도 포기할 수 없다. 개소리가 멎기를 기다려 겨우 임도에 오른다. 휴~. 짜릿하다.

 

임도에서 우측 방향으로 틀어 적당한 능선 하나를 발견한다. 날씨가 포근한지 능선을 오르면서 땀이 삐질삐질 흐른다. 안 그래도 저질 체력인데 많이 약해진 모양이다. 아무리 세상이 번잡해도 답사는 하자.

 

쉬며 쉬며 오르니 반석(너럭바위)이 필자를 반긴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 했느니 감사. 

 

산직리 계곡(양촌 방향). 계곡 끝에 토성인 신흥리산성이 있고, 건너편에 갈마산성도 있다. 산성은 많고 인생은 짧다.

 

이곳 너럭바위가 웅치산성 주위에선 조망하기 제일 좋은 곳이다.

 

 

 

금남정맥. 임도와 하산길 모습이 보인다.

 

 

너럭바위에서 10m 가면 금남정맥이다. 정맥꾼들은 아마 일정상 바쁜 관계로 너럭바위를 놓칠 것 같다. 너럭바위는 휴식과 점심을 해결하기 좋은 곳이다. 저 아래가 곰티재(웅치재)다. 검천리 방향의 임도와 맞닿아 있다. 우측길로 가면,

 

드디어 웅치산성이 모습을 드러낸다.

 

석축의 흔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북벽의 모습

 

 

산성 진입 후 올라온 길을 되돌아본다.

 

웅치산성은 여전히 건재하다. 1500년 이상 된 석축이 거의 붕괴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면서 혹 후대인 고려대까지도 수축하며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서벽 끝부근. 웅치산성은 동서가 길고 남북이 짧은 타원형 산성이다. 하여 동벽이나 서벽이라고 부를만한 구간이 매우 짧다.

 

동벽 끝 부분을 향해

 

 

평탄지. 건물지인가?

 

내려와서 전주이공 묘 뒤 장대지를 찍어본다.

 

묘비를 가만히 읽어보니 통정대부 승정원 좌부승지 3품에까지 이른 이사맹이란 분의 묘란다. 도승지는 지금의 청와대 비서실장이다. 죄부승지면 그 아래 수석쯤 된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김기춘, 우병우 같은 직책을 조선시대에 수행한 인물이다. 물론 이분께서 잘못했다는 말은 아니다. 직책이 같다는 뜻이다.

 

북벽 모퉁이

 

동벽 모퉁이

 

아래 회곽도로 추정되는 길의 윤곽이 보인다. 웅치산성을 답사하면서 느낀 점은 회곽도가 있거나 아니면 이중성벽이란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회곽(회랑)도인가

 

 

남벽구간가는 길이다.

 

아래로 검천리 방향의 임도가 보이고

 

 

검천리 계곡

 

서벽 모퉁이. 금남정맥 길로 이어져서 그런지 석축이 완연하다.

 

 

 

웅치산성의 서벽 모퉁이

 

 

여기서 양촌휴양림 방향으로 내려온다.

 

 

멧돼지 흔적. 산길을 걸을 때 이렇게 파헤친 흔적이 있으면 조심해야 한다. 이곳 8부 능선쯤에 멧돼지 서식처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 물론 낮에는 괜찮겠지만 늦은 산행 때에는 조심. 이런 생각을 하는데 아니나 다를까 경계하는 멧돼지가 소리가 들린다. 살금살금 조심해서 빠져나간다.

 

검천리 계곡. 멀리 대둔산이 눈에 들어온다.

 

대둔산 바랑산.

 

하산길

 

검천리 계곡이 보이고

 

고개의 이름은 모르겠다.

 

하산길

 

고개마루를 바라보며

 

저곳 임도까지 내려간다

 

 

 

임도에서 우측으로 아까 올라갔던 능선을 확인하러 간다.

 

뒷 능선이 너럭바위가 있던 능선.

 

자, 하산

 

웅치산성 원경

 

줌인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