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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루트기행/가야 루트

대가야 동서루트를 따라서(5-1) : 장계분지~침령산성~방곡재~진안 성뫼산성

<2010년 6월 6일>

 

오늘의 대가야 동서루트는 백두대간 서편의 가야 루트이다. 일반적으로 가야는 백두대간 동편의 낙동강 중하류와 낙동강의 지류인 남강 일대에서 활약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의 고고학적 성과에 의해 가야가 백두대간 서편에서도 활발하게 역사 활동을 전개했다는 것이 사실로 굳어지고 있다.

 

백두대간 중 덕유산과 지리산 구간에서 고대 동서 교통로는 운봉고원 일원의 고개와 육십령 정도이다. 산이 험하여 인간의 역사 활동을 위해 백두대간이 내 줄 고개가 많지 않았다. 오늘은 육십령 서편 지역인 장계장수 분지부터 답사할 예정이다.

 

장계장수 분지는 가야 고분 유적의 야외전시장이다. 장계장수 분지의 가야 고분은 장수군 장계면 삼봉리를 중심으로 계남면 호덕리, 장수읍 동촌리, 천천면 삼고리에 집중되어 있다. 직경 10m 이상의 왕릉급 고분이 100여기 있고, 중소형 고분을 포함한다면 1,000여기 이상이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장계장수 분지는 크게 두 지역권으로 나뉜다. 장수읍 수분리 신무산(896.8m) 7부 능선 자락에는 금강 발원의 명소로 알려진 뜬봉샘이 있다. 이 물줄기가 장수분지를 적시며 금강의 동맥으로 인정받고 있다. 한편 호남정맥은 백두대간 영취산에서 분기하는 바, 백두대간 영취산과 호남정맥 장안산 사이에 무룡고개(혹 무령고개)에서 분기한 물이 장계천을 이루며 장계분지를 적신다.

장수분지와 장계분지를 가르는 산줄기 하나가 호남정맥에서 힘차게 북으로 치닫는데, 이 산줄기상에 봉화산 봉화대와 방아재 침령산성이 있다. 침령산성을 중심으로 두 지역은 하나의 정치세력을 형성하며 대가야 동서루트를 비호한 듯하다.

 

장수분지의 가야 고분은 장수읍 동촌리 마봉산 고분군과 천천면 삼고리 중동마을 고분군이 중심이고, 장계분지는 장계면 삼봉리와 계남면 호덕리 경계의 백화산 고분군이 중심이다. 장수장계 분지 통틀어 핵심 가야 고분군은 역시 백화산(850.9m) 고분군이다.

 

대전통영간고속도로 덕유산휴게소 화단에서 신기한 꽃을 발견했다.

 

 

 

 꽃이름은 '매발톱'이라네!

 

 덕유산휴게소에서 바라 본 장수군 계북면 원촌리 들판

 

 

 

 익산포항간고속도로 장수나들목에서 나와 장계방향의 19번 국도를 타고 2-3분 가다보면 고기교가 나온다. 여기서 좌회전하여 유천을 건너 바라보면 침령산성이 보인다. 산줄기상에서 보면 소나무 숲이 있어 표시가 난다.

 

 침령산성은 계남면 침곡리 사곡마을 뒤편 계곡길로 오르면 나온다. 침령산성은 다듬재 우측 계곡을 포곡식으로 쌓은 성이다. 침령의 '침'은 '다듬이돌 침'이다. 다듬이돌처럼 생겨서 붙여진 이름 같다.

 

 동서고속도로인 익산포항간고속도로이다. 이 고속도로는 일부 구간이 대가야 동서 루트와 일치한다. 88올림픽고속도로 처럼 익산포항간고속도로도 동서 최단 구간을 지향하고 있다.

 

침령산성은 사곡마을 뒤편 계곡을 감싸안으며 축조되어 있다.

 

 

 

 덕유산 능선과 장계면 소재지, 유천

 

 장계분지의 가야 고분군이 있는 백화산(850.9m)

 

익산포항간고속도로가 장계분지를 동서로 지나고 있다. 멀리 보이는 산이 호남정맥상의 장안산(1236.9m)이다.

 

침령산성. 이 산성은 '반파가야'로 추정되는 장수가야의 중심지로 사료된다. 산성과 고분의 존재는 정치적 실권자의 존재를 증명한다. 침령산성과 백화산 고분군으로 추정컨대 장계분지에는 '반파가야'라는 금강 상류 가야 폴리스의 중심지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침곡교는 장계분지의 중심을 가로지르는 곳에 위치하고 있다. 백두대간 육십령과 침령산성을 직선으로 그어보면 그 선상에 존재한다. 침곡교 부근에서 유천과 장계천이 합류한다.

 

 침곡교에서 바라본 장계면 소재지. 오른쪽 구릉은 백화여자고등학교 뒷산인데, 가야 폴리스의 중심지 도성으로 적합해 보인다. 답사의 욕구를 불러 일으킨다.

 

 동쪽으로 보면 깃대봉(930.3m)이 보인다. 깃대봉에는 봉수대가 있다고 한다. 아마도 이 깃대봉 봉수대가 장수 가야의 중심 봉수일 것이다. 군산대학교 사학과 곽장근 교수의 논문에 따르면, 깃대봉 봉수대를 중심으로 전북, 충남 일원까지 봉수가 방사선으로 모양으로 뻗어 나갔다고 한다.

 

남쪽을 보면 좌측의 백화산과 우측 멀리 장안산이 보인다.

 

북쪽으로 유천이 흐르고 있다.

 

 서쪽으로는 사곡마을이 보이고 산능선에는 침령산성이 있다.

 

 유천, 깃대봉, 그 뒤로 남덕유산이 살짝 얼굴을 내밀고 있다.

 

 남쪽 백화산 전경. 백화산 능선에서 정상까지 40여기 큰 고분이 분포되어 있다.

 

 북쪽으로는 장계천이 흘러 협곡으로 들어간다. 협곡 입구 원경.

 

 26번 국도를 타고 진안으로 빠진다. 26번 국도는 장계천을 따라 협곡으로 들어간다.

 

협곡을 지나면 장수분지에서 흘러온 금강과 장계분지에서 흘러온 장계천이 만나는 곳이 나온다. 이곳이 용광삼거리이다. 13번 남북 국도와 26번 동서 국도가 만나는 곳이기도 하다. 사진은 구 천천교 다리이다. 장계천이 금강에 흘러들어 북으로 흐르고 있다.

 

 북으로 흘러가는 금강 상류

 

 한컷 더.

 

 남으로는 장계천과 금강이 합강하는 곳이 보인다. 그 앞으로 신 천천교가 지나고 있다. 좌측 협곡이 장계분지 들어가는 길이고, 우측 협곡이 장수분지 들어가는 길이다. 침령산성은 이 두 분지를 가르는 산줄기상에 남북으로 뻗어있는데, 다듬재를 통하면 이 협곡을 우회하지 않고  두 분지 사이를 지날 수 있다. 물론 장수분지와 장계분지를 오가는 빠른 고개는 장수와 장계를 잇는 19번 국도가 지나는 남쪽의 싸리재이다.

 

26번 국도를 타고 용광주유소 조금 지나면 국도변에 말무덤 하나가 나온다.

 

 장수군 천천면 용광리 말무덤.

 

 도로가 아닌 후면에서 보면 확실히 고분임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도로에 의해 절단된 고분의 모습이 이곳 장수 가야 고분 유적의 현주소이다. 장수군의 논개도 중요하지만, 가야 고분 발굴은 장수군의 문화관광 자원에도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장수와 진안의 경계인 방곡재. 방곡재는 해발 400m 이상이다. 물론 장수분지, 장계분지, 진안분지 모두 해발 고도가 2~300m여서 방곡재가 이 무진장 지역에서는 높은 고개는 아니다.

 

방곡재 아래의 마이산휴게소

 

 진안읍 물곡리에서 구룡리 넘어가는 26번 국도 고개 마루에 서면 마이산이 두 귀를 쫑긋하고 세운 모습이 시야에 들어온다.

 

 언제 보아도 신이한 마이산이다.

 

진안천이 남쪽으로는 가파른 절벽을, 북쪽으로는 충적지를 만들었는바, 진안읍은 북쪽 평지에 자리하고 있다. 그런데 고대 가야 폴리스와 남부여 대에는 진안천 남쪽 가파른 언덕에 치소가 있었다. 남부여 때 지금의 진안읍은 우평현(지금의 장수읍)과 더불어 백이군(지금의 장계면 일대)의 속현으로 난진아현으로 불렸다. 고대 진안천 유역의 가야 폴리스와 남부여 난진아현의 치소를 찾아가 보기로 한다.

 

난진아현의 치소인 성뫼산성은 진안읍 소재지 남방 성묘산 정상에 있다. 성묘산이라는 말의 어원은 산성이 있다는 의미에서 성산이 성뫼로 바뀌고 다시 성묘로 전환한 듯하다. 성묘산은 남쪽으로부터 흘러드는 진안천과 접해 있고, 그 북서쪽은 험준한 벼랑을 이루고 있다. 이 산은 정상의 대지를 배 모양으로 감은 돌성이었는데, 지금은 그 성벽은 남아 있지 않다.

성묘산의 정상으로부터 동남방 100m 지점 낭떠러지 부근에는 무너진 흙더미 속에 다수의 와편 등 유물이 산포되어 있고, 당시 축성에 사용되었던 크고 작은 돌멩이가 산재해 있었다고 한다. 성묘산 성지의 거의 모든 부분은 밭으로 사용되어 왔고, 그 밭에서 출토되어진 돌멩이와 와편 등의 유물이 군데군데 쌓여져 있었다. 주위에 흩어진 유물의 양으로 보아 이 곳에는 큰 건물이 있었을 것으로 보여지나 이제는 월랑공원으로 개발되어 옛모습을 찾을 길이 없다.

 

월랑공원이 바로 난진아현의 치소인 성뫼산성인 것이다.

 

 진안읍 보건소 앞에서 바라본 진안천. 진안천이 흐르며 남쪽으로 가파른 절벽을 만들었다.

 

 남부여 난진아현의 치소는 월랑공원으로 변모한 성뫼산성이다. 월랑공원은 진안군 운동장 가는 길로 가면 된다.

 

성묘산 정상 월랑공원 오르는 길에 바라 본 진안읍. 멀리서 천둥소리가 들려온다. 소나기가 올 것 같다.

 

 정상에 오르자 진안의 명산 마이산이 잘 보인다.

 

 성뫼산성 안내판

 

와편과 토기들로 미루어 백제시대 축성된 성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제침략 시기 처음 지도를 만들때, 성뫼산을 성묘산으로 잘못 기재하였다고 한다.

 

 

 북녁으로 호남금남정맥인 부귀산(806.4m)과 그 산줄기가 보인다.

 

 서남녁으로는 마이산(680m)이 보인다.

 

 동북방 용담호 방면. 동북방으로는 진안천이 흘러 용담호로 들어간다.

 

 마이산 감상시간~

 

 

 

 

 

 동북방 용담호 방면

 

 북녁 부귀산 줄기

 

 서남녁 마이산

 

 

 

 금남호남정맥 부귀산

 

 성뫼산 정상 팔각정에 있는데, 천둥 번개치고 난리브루스다. 나가자니 비맞고 번개 맞을까봐 두눈 지그시 감고 한 30여분 보냈다. 에고 하늘도깨비 살려!! 솔직히 겁은 조금 났다. 죄짓고는 못사는겨!

 

 

 

 

 

 우중과 우뢰속에 바라본 마이산. 허, 운치는 더하네!

 

 

 

 비 그치고 햇살이 나는 듯. 하늘도깨비 고마워 하늘 한번 찰칵.

 

 

 

 소나기 그치자 성뫼산에서 재빨리 내려와 성뫼산 절벽을 보러 진안천에 어슬렁거렸다.

 

 진안천과 성뫼산 절벽

 

 

 

 

 

저 다리가 운동장과 월랑공원(성뫼산)는 길이다.

 

성뫼산성 벼랑

 

~ 대가야 동서루트를 따라서(5-2)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