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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따라 강따라/산따라 강따라

강원도 태백 : 천상의 고원에 서린 물의 도시

<2012년 8월 17~19일>

 

 

 

표제사진 - 미인폭포의 파란 물감을 풀어놓은 듯한 소

 

한때 강원도 태백은 삼척, 정선과 더불어 석탄도시로 유명했다. 당시는 우스게 소리로 지나가는 개도 지폐 만원짜리를 물고 다녔다고 하니 막장이지만 꿈도 캘 수 있었던 곳이다. 허나 지금은 석탄산업합리화 정책으로 인해 경쟁력 있는 몇 곳을 제외하곤 광산들이 폐광하고 정선 카지노를 비롯한 관광도시로 변모한지 오래다.

지금은 태백을 무어라 부를 수 있을까? 카지노는 정선에 있으니 한국의 라스베가스로 부르긴 그렇고......

태백을 직접 가보면 그곳이 천상에 자리잡은 고원의 도시라는 것을 알게 된다. 해발 700m 이상에 자리잡은 곳이 태백이다. 태백에서 1500m 이상의 백두대간은 뒷산에 지나지 않는다. 태백산(1566.7m)이나 함백산(1572.9m)도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보인다. 그러다 보니 한여름에도 태백에선 모기가 보이지 않는다. 가히 한국의 라파스라 불릴만한 곳이다. 라파스는 안데스 산맥 고지에 위치한 볼리비아의 수도다.

 또한 태백은 물의 도시라고 불릴만하다. 태백시 북쪽 35번 국도를 타고가면 백두대간 삼수령을 지나게 된다. 삼수령이란 이곳에서 물줄기가 세 갈래로 갈라진다는 의미다. 북쪽은 한강(남한강), 동쪽은 삼척 오십천, 남쪽은 낙동강이 분기하는 곳이다. 그래서 태백은 세 강의 발원지가 있다.(정확히 말하면 오십천의 발원지는 삼척이다.)

 검룡소는 남한강의 발원지로 골지천을 이루어 북류하다가 정선 아우라지에서 오대산에서 발원하여 남류한 송천과 만나 동강을 이룬다. 동강은 영월 남쪽에서 치악산에서 발원한 서강을 만나 남한강의 거대한 물줄기 완성시킨다. 다시 남한강은 지금 말도 많은 두물머리에서 북한강을 만나 팔당호를 이루며 서류하며 서울을 지나 강화도에서 서해로 유입된다.

 황지는 낙동강의 발원지다. 보통 발원지는 산중에 있다. 하지만 황지는 태백 시내 제일 중심부에 있다. 태백은 엄밀히 말하면 백두대간 남쪽의 땅으로 지리적으로 보면 영남의 최북단이다. 그래서 태백에 낙동강의 발원지가 있는 것이다. 낙동강은 황지에서 발원하여 무려 천삼백리를 남류하다가 부산에서 남해로 유입된다.

 삼척 오십천의 발원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오십천은 유명한 강도 아니라 지역 사람들이 굳이 발원지를 찾아야 할 이유를 모르는 것 같다. 하지만 오십천은 백두대간에서 남쪽으로 분기한 낙동정맥의 바로 동쪽을 흘러 동해로 들어가는 강이다. 오십천은 태고를 흐르면서 묘한 지형을 만들어 놓았다. 바로 한국판 그랜드캐년으로 불리는 '통리협곡'을 자아놓은 것이다. 그래서 명소가 많다. 미인폭포가 바로 대표적이다. 비록 오십천의 발원지는 몰라도 미인폭포 만큼은 놓칠 수 없는 볼거리가 아닌가? 그랜드캐넌은 협곡의 길이가 450km(경부고속도로 길이와 비슷하다), 침식면의 깊이가 무려 1500m에 이르는 웅장한 자연의 조각품이다. 이에 반해 통리협곡의 길이는 수십 km에 지나지 않고 침식면의 깊이도 270m에 불과하다. 그래서 통리협곡은 그랜드캐넌에 비해 규모면에서 기가 죽을 수도 있다. 하지만 자연의 조각품은 모든 것이 의미가 있다. 통리협곡은 아기자기한 협곡의 속살을 친밀하게 드러낸다. 바로 미인폭포가 그것이다. 만약 아이들을 데리고 미국의 그랜드캐넌을 방문할 수 없다면, 반드시 미인폭포로 데려와 협곡을 맛을 느끼게 하는 것도 유익할 터. 미인폭포와 통리협곡은 살아있는 지구과학 교과서로 불릴만하다.

 태백의 세 강은 모두 같은 바다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각자 삼해(서해,남해,동해)로 들어간다는 것이 특징이다. 백두대간 삼수령에서 빗물이 여차해서 산사면을 잘못타면 영원히 이별하는 것이다. 태백은 천상의 고원에 서린 물의 도시이다.

 

*미인폭포는 태백과 삼척의 경계에 있다. 그래서인지 대단한 명소임에도 불구하고 투자는 빈약하다. 자치단체가 상호 협조하여 미인폭포와 통리협곡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하는 것은 어떨지 생각해본다.

 

 

 

낙동강 발원지 황지

 

 

황지는 태백 시내에 있는 관계로 낙동강 발원지부터 물에 이브미용실 간판이 비친다. ㅎㅎㅎ

 

 

 

황지를 보고 창죽동 검룡소로 향한다.

 

 

 

 

 

 

 

 

 

 

 

 

 

 

 

 

 

 

 

 

 

 

검룡소. 사철 상온을 유지하는 관계로 겨울에도 이끼가 자란다.

 

 

 

 

 

 

 

 

 

 

 

 

 

 

 

 

 

 

 

 

 

 

 

 

 

 

 

 

 

산사나무

 

 

 

한여름이라 검룡소를 왕복으로 걷고 석탁박물관을 둘러본 후 가족들의 표정을 보니 모두 지쳐있었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5분거리라고 속이곤 미인폭포로 향했다. 태백과 삼척의 백미를 보지않고 무얼 보았다고 할 수 있겠는가? 입 다물고 걷는데 내려가는 산길이 급경사를 이루고 있어 가족들은 다시 올라갈 걱정부터 했다. 그래서 누님들은 여래사 대웅전에서 미인폭포를 감상하곤 다시 발길을 돌렸다. 쩝~~~

 

 

 

여래사 내려가는 다리.

 

 

통리협곡의 침식면

 

 

 

 

 

 

 

 

여래사 대웅전에 바라본 미인폭포

 

 

여래사 주지스님과 인사를 나누고 양해를 구한 후 쪽문을 통과해서 미인폭포로 향했다. 미인폭포로 가는 유일한 길이다.

 

 

 

 

 

 

침식면이 270m라 그래도 협곡의 웅장함을 느낄 수 있다.

 

 

 

 

 

 

 

 

 

 

 

 

이틀 전에 비가 와서 그런지 미인폭포는 최상의 유량을 자랑하고 있다. 폭포의 소리와 물살은 그 앞에서니 두려움마저 일었다. 최상이다.

 

 

소는 물감을 풀어놓은 듯하다. 천연 칼라이다.

 

 

안개가 서린 통리협곡 침식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