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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성기행/백제 산성

익산 굿대숲토성(금마도토성) : 백제 금마저군의 치소인가(2)

<2014년 2월 23일>

 

 

<표지사진 - 굿대숲 내부 모습>

 

 

'금마도토성(金馬都土城)'은 익산군 금마면 소재지에서 북쪽으로 약 700m쯤 떨어진 곳에 있는 높이 80m정도의 구릉을 두른 테뫼식 토성이다. <익산지>에는 '저토성(猪土城)'으로 나오는데, 이는 '도토성'을 일러 주변에 '돗토성'이란 지명이 전해져 오고 있어 이를 한문으로 옮겨 적는 과정에서 '돼지 저'를 붙여 '저토성(猪土城)'으로 기록한 듯하다. 강후진(姜候晉)의 <금마와유기(金馬臥遊記)>에서는 왕궁평 토성과 같이 서쪽의 두 토성을 가리키며 오금산성(익산토성)의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 두 토성 중 하나가 이 도토성으로 본다. 오금산성과 굿대숲토성의 두 토성을 기록할 때'두'를'토'로 발음하여 토는 돼지를 의미하므로 저(猪)토성으로 기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런데 '금마도토성'은 또 다른 이름인 '굿대숲토성' 내지 '성황산성'으로도 불린다. 조선시대에는 이 곳에 '여단(厲壇)'을 설치했다고 기록이 전한다. 여단은 '여제단(厲祭壇)'의 준말로, 제사를 못 받는 귀신이나 유행병으로 죽은 귀신에게 제사를 올리는 단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원래 '여제(厲祭)'라는 제사가 없었는데, 1401년(태종 1년) 당시 좌찬성이었던 권근의 건의에 따라 여단을 쌓고 '여귀(厲鬼)'에게 제사를 지냈다고 한다. '여귀'란 죽어서 후사가 없는 떠돌이 귀신을 말한다. 제사는 일년에 세 차례 지냈는데, 봄에는 청명일(淸明日), 가을에는 7월 보름, 겨울에는 10월 초하루에 지냈다고 한다. 이 일대에서 발생하는 염병의 전염을 막거나 혼인을 못하고 죽은 처녀, 총각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하여 제단을 설치하고 군의 수령이 직접 제를 올렸다고 한다. '여제'는 지역 민심을 달래기 위한 정책의 일환으로 치룬 제사였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연유로 이곳은 굿을 치루던 대나무 숲이란 의미로 '굿대숲' 내지 산 중앙에 성황단이 있다는 뜻으로 '성황산'으로 불렸고 이 토성 또한 그 이름으로 불렸다.

 

굿대숲은 미륵산에서 남류한 산줄기로 구릉을 이루며 서남쪽으로 익산토성이 위치한 오금산까지 뻗어나간다. 그런데 굿대숲 토성은 '공호(空壕)'라는 독특한 구조가 하나 있다. '공호'란 빈구덩이를 말하낟. 굿대숲 위에 토성을 만들 때 미륵산에서 이어진 능선 안부(鞍部)공호(空壕)를 파서 절단하여 독립된 산봉우리를 만든 다음, 마치 봉우리에 대머리와 같이 토루(土壘)와 토단(土段)을 쌓아 성을 축조한 것이다. 산줄기가 평평하게 이어질 때 사용하는 방식이다.

 

성곽의 둘레는 판축 토루만을 기준으로 하였을 때는 369m이나, 토루 외부의 외황과 회랑도를 기준으로 하였을 때는 450m에 달한다. 전체 구조는 원형(圓形)에 가까운 평면인데, 남쪽 성벽 중앙부는 돌출되어 있어 이 자리에는 우루(隅樓)를 형성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이 곳에 묘를 써서 원형을 알아 볼 수 없다. 동쪽 성벽은 산허리의 경사면을 파서 외루(外壘)를 쌓아 올리고 내부에도 토루를 쌓은 흔적이 있다.

 

이 토성의 축조 시기는 성내에서는 왕궁평토성내 출토와 같이 '상부대관(上部大官)'명의 평기와쪽과 미륵산 성내 출토와 같은 '금마저성(金馬猪城)'명의 기와쪽이 출토되어 미륵산성 왕궁평성 그리고 오금산성과 같은 때에 이룩되었던 성으로 추정되며 또한 금마저성의 유력한 후보지 중의 하나로 여겨진다.

 

필자는 금자저군의 치소는 '미륵산성', 금마도토성' 그리고 '익산토성'이 하나의 세트로 생각되며, 특히 '금마도토성'과 '익산토성'은 백제 이전 가야폴리스라 불리는 원삼국 내지 삼한시대부터 존속하다가 백제가 금마저군의 치소로 수축하였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석정과 연관해서 이 금마도토성 터는 이 고을 출신인 소양곡(蘇陽谷)이 말 타던 자리라고 전해 온다.

 

 

아석정 뒤가 굿대숲이다.

 

아석정

 

 

 

 

아석정 뒷길 대숲 사이로 올랐다.

 

 

 

토성 오르는 길이 대숲 사이로 희미하게 보인다.

 

 

 

 

 

대숲이 끝나고...

 

대숲이 끝나는 경계지점

 

마치 산성 회랑도처럼 보인다.

 

 

토성 정상부를 오른다.

 

토성에서 아래를 보니 회랑도로 성곽의 일부 구조인 것처럼 보인다.

 

평탄지

 

 

군 참호시설

 

아래 회랑도가 확연하게 보인다.

 

토성 내부

 

 

 

 

 

 

안내판이 있어 이곳이 토성임을 알려주고 있다.

 

 

공호의 흔적. 하지만 지금은 낮아져 성벽의 흔적으로 보기 어렵다.

 

공호가 있는 동벽을 나오면 밭으로 사용한 듯한 평지가 나온다. 이 맥은 북쪽은 미륵산까지 닷는다.

 

동쪽 금마저수지. 좌측 높은 봉우리가 신금남정맥(금강기맥) 상에 있는 용화산이다. 용화산에도 산성이 있다.

 

 

 

 

 

 

 

 

 

 

 

 

동네 한바퀴 돌고 다시 보이는 아석정.

 

굿대숲 서벽 아래 길.

 

 

이곳으로 굿대숲을 올라도 될 듯...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