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 천내리산성(1) : 양산덜게기를 감제하던 보루성

<2014년 3월 23일>

 

 

<표지사진 - 금산 덜게기 전경>

 

 

금산 제원면 수당리에서 천내리 원골마을로 향했다. 천내리산성 답사를 위해서다. 천내리산성은 양산과 금산덜게기를 감시하던 보루성이다.

오늘은 이상한 하루다. 계진리산성 말고 제대로 답사한 산성이 없으니 말이다. 하늘도깨비 일진이 별로 였던 것 같다. 바로 성재산(자지산)을 향하지 않고 원골 건너편 부엉산을 거쳐 성재산으로 등산로를 잡은 게 실수였다. 필자의 저질체력을 고려치 않고. 계진리와 수당리에서 걸은 것을 감안했어야 했는데, 평지를 걸어서 체력이 남아 있을 거라고 착각한 것이다. 갈 의지는 있어되 다리에 경련이 오는 바람에 중도에 내려와야 했다. 금산덜게기 감상만으로 만족해야 했다.

 

 

천내리 부엉산 전경

 

천내리 낙안들 마을에 주차하고 바라보니 우측으로 월영봉이 보인다.

 

부엉산과 월영봉 사이로 금강이 흐르는데, 이 협곡을 금산덜게기라 부른다. 양산덜게기와 더불어 금산덜게기는 고대 나제간의 자연국경이다. 여울이 힘차게 흐른다.

 

 

금강 상류

 

하류

 

날씨가 좋아선지 상춘객과 등산객으로 붐볐다.

 

데크가 놓여진 길로 부엉산을 오른다.

 

천내리 원골과 낙안들 사이의 잠수교. 금강의 여울이 있던 곳으로 고대에는 말이나 사람들이 건너다녔을 것이다. 이곳에서 성재산 앞을 통과하여 수당리토성에 이르러 옥천 추부로 가든지 아니면 금산-진산-연산으로 갔을 것이다.

 

68번 지방도 터널공사 구간

 

 

 

 

 

전망대에서 잠수교를 바라본다. 고대 금산 제원면은 금강과 봉황천이 만나는 거대한 늪지를 형성했을 것이다. 그래서 양산덜게기에서 이곳 원골 앞 잠수교 지나 성재산성-수당리토성의 루트로 수레가 지나다녔을 것으로 추정된다.

 

 

월영봉(좌측 봉우리, 528m)과 금산덜게기. 68번지방도가 지나가는데, 좌우차선이 상하로 분리될 정도로 협곡을 이루고 있다.

 

 

 

 

 

 

부엉산과 성재산 가는 길. 성재산은 자지산(?)으로도 불린다. 어감이 그래서 성재산으로 표현하고 있다.

 

 

양산덜개기 가는 협곡

 

 

 

 

거암

 

거암 아래로 영국사 뒷산인 천태산(714m)이 보인다.

 

 

 

 

부엉산 정상

 

천내리산성(성재산성) 가는 길

 

 

양산가는 계곡

 

 

 

좌측 뒷봉우리가 성재산성이다.

 

좌측 U자형 강이 금강이고, 중앙에서 내려오는 강이 봉황천이다. 봉황천 구비구비 끝에는 백령산성이 있다. 금강과 봉황천이 만나는 금산 제원면은 고대에는 거대한 늪지였을 것이다.

 

가운데 뾰족한 봉우리가 성재산(자지산)으로 산성이 있다.

 

월영봉, 갈기산, 비봉산이 금산과 양산덜게기를 형성하며 금강 남안에 서에서 동으로 이어져 있다.

 

 

북으로 천태산이 보인다.

 

가야할 능선. 저 봉우리만 지나면 성재산인데...

 

뾰족한 성재산. 가고는 싶으나 다리에 경련이 일어 당황스럽다. 그렇다고 탈출로도 없고... 다시 돌아가든지 아니면 성재산을 지나 하산해야 한다. 앉아서 다리를 주무르는데 옛날 추억이 하나 떠올랐다. 면에서 개최하는 815 경축 기념 축구대회에 참가한 적이 있었다. 하늘도깨비 축구를 잘해서가 아니라 동네에 선수나 없다고 하면서 적당히 수비나 보라고 했다. 그때 알았다. 수비도 우리 팀이 공격을 잘 할때 적당히 할 수 있는 것이지 상대방이 공격을 잘 할 때는 공격수보다 수비수가 더 힘들다는 것을... ㅋㅋㅋ 공이 우리 하프라인을 벗어나지 못하니 쉴 틈이 없었다. 그렇다고 마을의 명예를 걸고 겨루는 게임인데, 설렁설렁할 수도 없고... 한여름 태양은 너무 작열하고... 하늘도깨비 그 당시가 육체적으로 인생 최대 위기였다. 결국 후반전에 경련이 일어나 운동장에 주저앉고 말았다. 교체선수도 없는데...  하늘도깨비 동료들의 눈총을 받으며 퇴장한다. ㅎㅎㅎ 저질체력은 장년이 되어도 여전하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우연히 계곡 아래로 가는 등산로를 발견한다. 하늘도깨비를 산신께서 굽어 살펴주신 것 같다. 다음에는 무리하지 말아야지. 큰 산가서 그러면 진짜 119 불러야 돼..

 

 

다시 경련이 일어날까 조심조심 내려온다.

 

 

차를 몰고 성재산(자지산) 등산로 입구에 당도한다. 일단 사진 찍고 다음을 기약한다.

 

 

 

 

안내문.

 

금강 연안. 봉황천과 금강이 만나는 제원면 일대는 고대 거대한 늪지였을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