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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성기행(경상도)/상주,군위

상주 병풍산성 : 낙동강 중류 연안의 가야 폴리스 사벌국을 지키던 성

<2010년 5월 29일>

 

 

<삼국사기 잡지 지리조>에 따르면, '상주는 첨해왕 때(247~261년) 사벌국을 빼앗아 주를 만들었고, 법흥왕 11년(524년)에 처음으로 군주를 배치하여 상주라 하였으며, 진흥왕 18년(557년)에 주가 폐지되었다가, 신문왕 7년(687년)에 다시 주를 설치하고 성을 쌓았는데 둘레가 1,109보였으며, 경덕왕 16년(757년)에 상주로 개칭하였다.'고 한다.

 

<삼국사기 석우로 열전>에 따르면, '첨해왕(沾解王)이 재위하였을 때, 사량벌국(沙梁伐國)이 전에 우리에게 속하였다가 갑자기 배반하고 백제로 돌아갔다. 우로가 군사를 거느리고 가서 토벌하여 멸망시켰다.'고 한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사벌국은 사로국과 백제 사이에서 힘의 균형을 모색하였으나, 결국 3세기 중반 무렵 사로국의 석우로가 이끈 군대에 정복당하고 멸망한다.

 

오늘은 사벌국의 중심지인 상주의 병풍산성을 답사하기로 마음먹었다. 병풍산성은 중부내륙고속도로 상주나들목의 바로 동쪽에 병풍처럼 서있는 산정에 있다. 병풍산은 산 모양이 병풍 같아서 붙여진 이름일터.

 

병풍산성은 상주시 병성동과 낙동면 성동리(성골)사이에 위치한 고성으로 이부곡 산성, 자산 산성과 더불어 사벌국 고성으로 알려져 왔다. 병풍산성은 병풍산(356.6m고지와 345m고지) 두 봉우리의 정상을 이은 포곡식 토석성이다. 성의 북쪽에는 ‘성안’이라 불리는 병성마을이 있고 그 앞을 흐르는 병성천이 동으로 낙동강에 합류한다. 산성의 둘레는 1,770m이다.

 

<상산지 고적조>에는, '병풍산에 고성이 있는데 사벌왕이 쌓은 것이라 전해 온다. 성안에는 못 한 곳과 우물 세 곳이 있고 성의 동쪽 밖으로는 백 길이나 되는 낭떠러지가 있어서 성안의 물이 마르면 수차(水車)로 강물을 끌어올렸다고 한다. 남쪽 수 리 되는 곳에 염창의 터가 있다.'라고 하였다.

<조선학보(103집) 조선성곽일람(井上秀雄)>에서는 이 성이 삼한시대에 축조되었고 900년 경에 개축한 석성이며 사벌국 고성이라 비정하였으며, <고려사>에서는 견훤의 아버지 아자개가 이 성에 머물다가 918년(무인) 9월(삼국사기는 7월) 갑오일에 왕건에게 사절을 보내어 귀순하였다는 기록을 남기고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서도 위의 기록과 유사한 내용을 담고 있어, 이 성이 신라 말 이전에 이미 축성된 고성임을 시사해 준다.

 

현재 병풍산성의 북동쪽에서 북서쪽에 이르는 모든 능선에는 대형 고분군이 산재해 있는데, 이들이 사벌국 수장들의 무덤으로 추정된다.

 

상주 나들목에서 나와 25번 국도에서 상주방면으로 우회전하고 바로 경천대 관광지 방면의 이정표를 보고 우회전하면 된다. 병성교 건너기 직전에서 우회전 길로 접어들면 병성동이 나온다.

 

 

 청원상주간고속도로 화서휴게소에서 바라 본 구봉산 줄기

 

 

 병성동 가기 전 도로에서 바라 본 병풍산 전경

 

 

 병성동 마을 입구

 

 

 성안마을(병성동) 도로가 다소 미로 같으나 모두 병풍산으로 향하고 있다.

 

 

 마을 지나 병풍산 입구

 

 

 병풍처럼 생겼다.

 

 

 하늘도깨비 지나가니 사슴들이 일제히 숨죽이고 쳐다 본다. 사슴 왈 '뭐하러 온겨?' 도깨비 왈 '니들은 물라도 되는겨!'

 

 

 이 도로를 따라 올라가면 안되고 좌측으로 밭을 지나가야 된다.

 

 

아, 병풍산. 오늘은 잡목들이 없어 목적을 이루어야 할텐데.

 

 

 제일 먼 능선의 우측이 낙동강 너머 상주시 중동면의 건지봉(420.9m)이며, 좌측의 긴 능선이 경천대 건너편 중동면 회상리 뒷산이다. 여기에는 상주활공장이 있다.

 

 

 

 

 

 밭일 하시는 할아버지께 등산 입구를 물었더니 친절하게도 가르쳐 주셨다. 그리고 '거기는 왜 가냐고?' 되물어 본다. '산성간다'고 하니 잘 갔다 오란다.

 

 

 등산로가 잘 나 있어 고생할 필요는 없었다.

 

 

 앞 산줄기는 중동면 오상리 비봉산(230.2m) 능선이며, 뒷산은 건지봉이다. 건지봉 동쪽 아래 마을이 금당리 다래 마을이다. 여기서 예천군 풍양면 고산리 산성마을로 가는 고개마루에 다래산성이 있다.

 

 

 뒷산이 건지봉 줄기

 

 

 등산로 북서쪽은 가파른 절벽이다. 물론 아찔한 절벽은 아니고...

 

 

 

 

 

산성의 돌들을 이용해 무덤 축대 조성에 사용하였다.

 

 

 아니면 여기서 부터 보루를 만들었을 수도 있다.

 

 

나무사이로 옛 사벌국 들판이 희미하게 보인다.

 

 

 

 

 

 

 

 

 

 

 

석축의 흔적인가? 아니면 성돌을 이용해 등산로를 만든 것인가?

 

 

 여기가 제1 보루, 이제 완전히 병풍산성 안으로 들어 온 것이다.

 

 

 북서벽. 거의 자연 성벽이다. 북서방은 산 자체가 가팔라 조그만 다듬어면 그대로 성곽이 된다.

 

 

 보루성에서 동쪽으로 조금 내려와 성벽을 찍어 보았다.

 

 

 보루성의 석축 흔적들.

 

 

 낙동강이 보일듯 말듯.

 

 

지나온 길 한컷.

 

 

중부내륙고속도로가 북으로 휘달린다. 아래가 병성천이고, 고속도로 우측 뒤산 자락이 바로 사벌국의 왕성으로 추정되는 사벌면 금흔리 이부곡 토성이다.

 

 

 

 

 

 드디어 기와 조각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이 부근이 건물터 자리다.

 

 

 

 

 

 평탄지. 건물터 자리로 추정된다.

 

 

 

 

석축의 흔적들

 

 

 

 

 

 

 

 

완연한 평탄지. 건물터. 병풍산성은 낙동강 중류 지역 일대를 완전히 제압할 수 있는 규모의 산성이다. 어쩌면 사로국이 사벌국을 복속시킨 후 이곳 병풍산성에 사벌주의 치소를 둔 것 같다. 사벌국 시대에는 이곳 병풍산은 수장들의 무덤터로만 사용되었다가 신라가 사벌주를 두면서 병풍산을 요새화하여 백두대간을 넘어 백제 침공의 전방 사령부로 삼은 듯하다.

  

 

가파른 산정에 이처럼 넓은 평탄지가 있을 거라곤 상상하기 어렵다.

  

 

 가끔 산 아래가 보인다.

 

 

 또 평탄지. 건물터.

 

 

 기와 조각만이 이곳이 건물터임을 살며시 알려준다.

 

 

수풀로 덮여있지만 다 평탄지다.

 

 

 등산로

 

 

 

 

 

아스라히 보이는 능선을 백두대간이라 할 수 있을까? 짐작하기 어렵네. 앞 능선은 낙동강 너머 경천대 건너편 산줄기.

 

 

 

 

 

 

 

 

 등산로

 

 

 삼각점. 멧돼지가 삼각점도 파헤쳐 놓았나?

 

 

 산정은 파헤쳐져 있어 정신이 사납다.

 

 

 산정은 제법 넓은 규모의 평탄지를 갖추고 있어 산성의 규모가 매우 컸음을 짐작케한다.

 

 

 

 

 

 

 

 

 정상의 헬기장

 

 

 

 

 

 산정의 평탄지 규모는 어마어마 하다. 삼각점 있는 곳에서 이곳 헬기장까지 다 평탄지이다.

 

 

 헬기장에서 바라 본 동북방(낙동강 방면)

 

 

 낙동강 방면

 

 

 헬기장에서 바라 본 서쪽 방향(상주평야 방면)

 

 

 

 

 

 나오면서 바라 본 헬기장

 

 

 남서쪽 방향

 

 

 삼각점으로 되돌아와 동쪽 산책기로 접어들자 평탄지가 나온다.

 

 

 

 

 

 평탄지

 

 

 낙동강 건너 산줄기

 

 

 

 

 

 산성 내부 평탄지

 

 

 북쪽으로 중부내륙고속도로가 보인다.

 

 

 맨 뒤 좌측 제일 높은 봉우리가 건지봉(420.9m)이고, 우측 봉우리에는 다래산성이 있다.

 

 

사벌들을 남쪽으로 휘감은 산줄기. 이 맥의 서북쪽으로 거슬러 가면 사벌국의 도성터로 사료되는 이부곡토성이 나온다.